너를 위한 선물

오늘의 향기 - “걷는다는 것”

작성자
명기 이
작성일
2020-09-06 07:47
조회
51

이미지 : pixabay.com

안녕하십니까? 새 주간의 ‘주님의 날’입니다. 거기 계시는 모든 분께 축복을 빕니다!
요 몇 일 한강변을 걷고 있습니다. 어제는 사랑하는 후배 수녀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습니다.
“엠마오로 향하던 제자” 두 명 사이에서 함께 걷고 계시던 주님을 금방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일상 삶에 관하여, 특히 요즈음에 일어난 개인의 일을 두고 한편으로는 참 슬프고
한편으로는 이보다 더 인간적인 무력함을 느끼는 일이 있겠는가 하는 실제를 말합니다.

우리 둘, 그리고 주님께서 함께 걷고 계시는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웃이 우리와 함께 걷고 있고,
수많은 자전거가 달리고 있고, 위로는 수많은 차량들이 달리는지를
소리로 듣고 바라보며 걷는 동안 우리가 도착지로 정한 곳에 금방 다다른 것도 실제입니다.

우리는 “저 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를 거듭 물으며 인생 안에서 주님과 함께 계속 걸어가기로 합니다.
과연 무엇이 사는 것이고, 무엇이 죽는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바이러스 속에 사는 일상 안에서 우리는 매일 이 질문을 합니다.
마치 주님부활의 때에 방문을 닫아걸고 그 속에서 죽음의 위협이 다 지나갈 때까지
숨어 지낼 것인가? 아니면 부활하신 주님의 힘을 믿고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위험을 겪으며
복음적으로 살아갈 것인가?

우리는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훈훈한 어떤 어머니의 일화로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분은 가족의 부양을 위하여 두 가지 일을 하는 분인데, 대체 무엇이 그분의 고된 삶 안에서
기쁨과 개방성을 불러내는지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마침내 그 기쁨과 개방성의 원천을 알게 됐습니다. 그분의 비밀은 ‘고통’이라는 길을 통하여
저 길 끝까지 걸었던 결과, 그 원천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고통이 우리에게 닥칠까봐 두렵고, 고통이 오면 거부하는 것이 우리의 본성이지요.
그래서 주님께서는 나와 힘을 합하여 고통을 초월하게 도와주십니다.
초월해나가는 것이 바로 길을 걷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울한 내면의 방을 나가 파란 하늘이 펼쳐지는 길, 주님께서 함께 걸어주시는 길
수많은 이웃이 수많은 비밀을 안고 걷고 있는 그 길을 나도 걷는 것입니다.
어떤 불행한 일이, 행복한 선물이 오듯 나에게 오지만, 그것이 끝이 아님을 우리는
인생을 살며 잘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친구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거실 한 쪽 벽에 “안죽걸산”이라고
아주 큰 글씨로 쓰여진 배너를 보았습니다.
저는 굉장한 내용의 글이라고 여겼습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이냐고 친구에게 물으니
“안 걸으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고 해서 우습지만, 감동하였습니다.
자신에게 스스로 하는 말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오늘은 서대문 쪽 안산 자락길을 길게 걸으려고 합니다.
여러분께서도 길을 걸으며 주님을 만나시고 사랑으로 가득차 집에 돌아오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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